SIKYUNG SUNG: SEESAW

17 May - 28 Jun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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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kyung Sung: SEESAW

    17 May - 28 June 2025

     

    SOLO EXHIBITION OF 

    SIKYUNG SUNG

     

    PRESS RELEASE →
     

    BB&M은 한국 현대 미술계에서 젊은 페인터로 가장 주목받는 성시경의 갤러리 첫 갤러리 개인전 《시소(SEESAW)》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이번 전시는 이미지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반복되는 오늘날, 작가가 회화라는 행위를 통해 직면한 이중성과 모순을 탐색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번에 선보이는 유화 작업은 자유롭게 유영하는 즉흥적인 선들과 표현적인 붓질이 광활한 색면과 두텁게 쌓인 임파스토 위를 유려하게 가로지른다. 그 결과 작가의 의도와 직관이 충돌하고 또 융합되며 화면 위에서 긴장감 있게 맞물린다. 층 위에 또 다른 층이 중첩되고, 불투명과 반투명이 교차한다. 화면은 쉼 없이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힘으로 가득해진다. 신작에서 보이는 더욱 자연스럽고 정교해진 고유의 회화적 언어는 미니멀한 추상의 순수성을 미학적 이상으로 승격시켰던 모더니즘이 드리운 그림자에 대해 보다 깊이 의식하고 경계하는 듯하다. 전시 제목을 구성하는 두 개의 어휘는 작가가 지적하듯, 위와 같은 양가적 태도를 암시한다.

     

    SEE: 모르는 것, 열려있는 상태. 좀 더 컨트롤을 하지 않는, 제한을 하지 않는 즉각적인 기대감

    SAW: 아는 것. 이미 봤던 것. 컨트롤을 가하는, 제한을 하는, 멀리 있는 기대감

    이미지 생성이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자동화의 시대로 급격히 접어드는 지금, 시각 예술 장르 중 가장 오래된 형식인 ‘회화’는 매 세대 젊은 작가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근본적인 과제이다. ‘새로움’ 을 창조할 수 있을까. 아니, 적어도 ‘변화’는 가능할까. 혹은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면, 동시대와 호흡하는 경험과 감성, 그 무언가에 맞닿을 수는 없을까.

     

    이러한 회의론은 서양에서 형성된 시각적 표현 방식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동시대 아시아 작가들에게 더욱 날카롭게 다가온다. 그러나 성시경의 화면은 이에 대한 반론을 풍성하게 제시한다.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과 미셸 마제루스(Michel Majerus) 등 자신의 미술사적 레퍼런스로서 영웅적 유산을 능숙하게 채집하여, 낯설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신 삶의 궤적이 스민 화면 안의 세계로 다시 어우러진다. 그 세계는 급속히 현대화되고, 과도하게 상업화되며,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그의 청년 시절 한국 사회의 소용돌이와, 안개처럼 흐르는 기억 속에 존재하는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된 이상사회를 향한 독특한 한국적 향수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 향수는 한국전쟁 이후 등장한 현대 한국 회화 전반에서 지배적인 주제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성시경의 화폭 위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허망하게 사라지며, 덧없는 층들은 켜켜이 겹쳐진다. 작가는 이 감각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스크린을 응시할 때의 인지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회화적 접근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정한 심리를 더욱 면밀하게 들어낸다. 동시대에 우리는 실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거는 물론 현재의 순간에도 머무르기를 주저하며, 새로운 것에 목말라한다. 이와 같이 일상의 반복적이고 무의미해 보이는 시지프스적 삶은 오늘날 회화를 한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임으로써 ‘영웅적’ 시지프스적 과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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