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JOON LEE: CHAMPAGNE SUPERNOVA

23 August - 18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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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JOON LEE: CHAMPAGNE SUPERNOVA

    23 AUGUST - 18 OCTOBER 2025

     

    SOLO EXHIBITION OF 

    JINJOON LEE

     

     
     
    BB&M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의 개인전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은 1995년 오아시스(Oasis)의 동명 히트곡에서 차용한 것으로, 청춘의 황홀과 허무, 스타성과 소멸을 상징하는 시적 은유로 널리 회자돼 왔다.   이후 2003년, 기존 질량 한계를 초과한 특이 초신성 SN 2003fg의 명칭으로 과학계에서도 차용하여 "샴페인처럼 터지는 이례적인 찬란한 폭발"로 다시 등장했다. 작가는 이 이중적 명명에서 출발해,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가장 눈부신 찰나가 동시에 가장 빠른 소멸을 품고 있는 동시대 존재의 역설을 은유한다.
    지난 4월, 이진준은 세계적인 K-POP 아티스트의 홍채 정보를 기반으로 생성한 AI 영상과 그의 음원을 우주로 송출한 프로젝트 〈Good Morning Mr. G-Dragon〉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는 그 배경이 되었던, 인간의 내면을 우주로 팽창하며 경계를 초월하는 홍채에 관한 오랜 연구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전시장 중심, 4 x 5.5 m 크기의 대형 LED 패널에서 상영되는 〈Champagne Supernova〉(2025)는 홍채의 방사형 패턴을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초해상 프레임워크 기술(CoZ)로 추출한 뒤, AI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빛과 색의 추상적 시퀀스로 구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변주 속 88 개의 홍채는 더 이상 생체적 정보가 아닌 우주적 이미지로 심화된 존재이자, 순수한 빛의 흔적으로만 남는다. 작가는 변형의 궤적을 따라 ‘나는 어디까지가 나인가?', ‘나를 구성하는 기억과 정보는 얼마나 유한하고 또 확장 가능한가?’라는 동시대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한편 AI가 작가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재조합한 다양한 이미지의 퇴적층이 원형 극장을 형성하며 관객을 초대하는 미디어 작품은, 르네상스 철학자 줄리오 카밀로의 ‘기억의 극장(Theatre of Memory)’을 싱글 채널 비디오 와 VR 작품 〈Mnemosyne Theater〉를 통해 재해석한 작품이다. VR 기기의 착용과 동시에 회전하는 데이터의 파노라마는 끝없는 시선으로 관객을 응시하고 가장 높은 곳에 떠 있는 거대한 홍채 렌즈는 세계의 잔상을 투사한다. 기기를 벗는 순간 관객은 일상으 돌아오지만 “보는 것인가, 보이는 것인가”라는 환상은 잔상이 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흔들어 놓는다. 또한 〈Login Odyssey〉시리즈는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입혀진 LP판을 특수 제작된 턴테이블 〈Mnemosyne No.2〉 을 통해 시각적 단서들을 소리로 표현하며 감각의 층위를 넘나드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콜라주 페인팅 〈On Some Faraway Shore〉 시리즈는 인공적이면서도 생물학적인 화면으로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낯선 이미지를 드러낸다. 주어진 텍스트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시각 데이터와 작가의 손길이 여러번 교차하는 과정을 거쳐 드러난 층위는 현시대의 ‘소멸과 기이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현대적 바니타스를 제시한다. 이와 같은 매체적 확장은 ‘경계공간경험(liminoid experience)’ 개념을 바탕으로기술과 인간 사이의 접속을 천착해온 작가의 탐구 방향과 조형적 감각을 다차원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는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찬란한 광휘와 그 안에 내재한 종말의 기미를 동시에 품은 초신성의 역설을 은유하며 별의 마지막 섬광처럼, 디지털 우주의 궤적 속에서 인간이 남길 수 있는 찰나의 흔적을 소환한다. 기술과 예술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임계지점에서 소멸 직전 가장 눈부신 순간에 드러나는 오늘날의 ‘초상’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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